본문 바로가기
내고향 임실/임실군 자료[스크랩]

[스크랩] 임실 성가리 백로 서식지

by 임실사랑 2010. 4. 10.

[이곳만은 지키자-생태보고서]

"백로야! 가지마라...찬바람이 분당게"...하천·논등 습지 펼쳐져 먹잇감 풍부

작성 : 2007-06-27 오후 6:37:11 / 수정 : 2007-06-27 오후 8:35:00

전북일보(desk@jjan.kr)

임실음 성가리 마을 뒷산을 뒤덮은 백로류

"저것들이 오면 봄이 오고 저것들이 가면 찬바람이 분당게"

도내에서 유일한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임실읍 성가리의 주민들은 마을 뒷산을 뒤덮은 백로류의 오고 감을 통해 계절을 안다. 봄소식을 먼저 전하는 것은 왜가리, 3월~4월경 이곳에 도착해 소나무나 상수리나무에 나뭇가지를 주워 접시모양의 둥지를 튼다. 장거리 여행의 피로가 풀리면 짝짓기를 위해 왕성한 먹이활동을 한 후 보통 3~5개의 알을 낳는다. 25~28일간 지성으로 알을 품어 부화가 되면 50~55일 정도 암수가 함께 정성껏 새끼를 돌본다. 왜가리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때쯤 백로와 해오라기가 도착한다. 운이 좋은 녀석들은 왜가리 눈치를 봐가며 새끼들이 떠난 둥지를 차지하기도 한다. 한 지붕 세 가족은 되는 셈이다.

이들은 찬바람 부는 가을이 되면 다시 동남아시아로 날아간다. 그런데 요즘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인지 아예 텃새로 변신해 겨울을 나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백로류의 서식지는 마을 뒷산이나 근처에 있다. 주위엔 어김없이 하천이나 논 등 습지가 펼쳐져 있다. 사람들이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에 집터를 잡는 것처럼, 백로류도 하천 생태계가 양호해 먹잇감이 풍부하고 안전하게 번식을 할 수 있는 양지바른 마을 숲을 좋아 한다. 삼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백로류가 사는 곳은 전주시 삼천동 삼천변 마을이고 전주천이나 덕진공원 주변에서 노는 녀석들의 집은 전주시 덕진동 연화마을이다

우아한 댕기 깃을 휘날리며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여울을 지키다가 물고기를 채는 모습이나 소나무 숲 둥지에서 새끼를 돌보는 백로 가족은 사진작가를 유혹할 정도로 아름답고 고즈넉하다. 서식지 마을은 백로들과 어울려 풍요롭고 넉넉해 보인다. 더 넣을 것도 뺄 것도 없는 오래된 동네에 온 느낌이다.

하지만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냄새와 소음으로 고통을 호소한다. 이 녀석들이 내갈기는 물똥은 강산성이어서 둥지를 튼 나무는 보통 10년을 넘기지 못하다. 하층 식생도 산성 토양을 잘 견디는 미국자리공이나 환삼덩굴, 개망초 등 단순하다. 서식지 숲 안으로 들어가려면 우의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위험을 느낀 이들이 강산성 똥을 마구 갈기며 방어를 하기 때문이라고 안내를 해준 김강수 연구원이 전한다.

그렇다고 백로류가 매 10년마다 번식지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 중간 중간에 살아있는 나무와 고목을 이용하고 주변으로 서서히 확대하거나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마을주민이나 산주인의 불만이 많다. 숲의 훼손을 이유로 알을 걷어내고 둥지를 부숴 서식지를 망가뜨린 곳이 상당히 많다. 아예 나무를 베어내 버린 곳도 있었다.

전주지방환경청은 2002년부터 전북지역의 최소 300여 마리 이상이 사는 백로류 서식지 10여 곳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표) 이지역에서 관찰된 서식종은 왜가리, 중대백로, 쇠백로. 해오라기, 황로 등 다섯 종이며 전라북도 전체 서식 개체는 12,00~15,000 마리로 추정한다.

2006년 조사에 의하면 10곳의 서식지에서 쇠백로가 2,500 마리로 가장 많고 황로가 655마리로 가장 적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전체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2006년에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특히 해오라기는 전주시 덕진동과 김제시 수록리의 2개 지역을 제외한 6개 지역에서 (조사기간 3년 이상)는 현저히 감소하거나 관찰되지 않았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지속적인 감소 추세인지는 더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사람들에 의한 서식지 훼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주지방환경청 김강수씨는 해오라기의 서식 밀도가 높았던 군산 산업단지 내 서식지의 나무들이 베어지면서 이 일대에서 해오라기를 보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왜가리와 백로는 멸종위기종이나 환경지표종은 아니다. 적당히 더러운 물도 가리지 않는다. 조류도감에 적혀 있는 흔한 여름새 일 수 있다. 하지만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이 녀석들이 많이 보이는 곳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건강한 자연이다. 너무나 가까운 존재여서 그 소중함을 모른 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백로들을 떠나게 하는 사람들의 옹졸함이 아쉽다.

출처 : 초록지기
글쓴이 : 이정현 원글보기
메모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