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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가고 싶다

by 임실사랑 2007. 12. 12.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도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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