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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임실/임실군 자료

양요정

by 임실사랑 2019. 6. 21.

임실 양요정을 가려면 전주에서 구이를 거쳐 운암 막은댐에 도착해 좌측으로 옥정호숫가를 이어주는 호반도로를 타고 한참을 따라 들어가야 한다. 정자의 주소는 전북 임실군 운암면 입석리 490-3으로, 국사봉 아래에서 우측으로 꺾어 들어가면 된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양요정 가기 전 좌측으로 해맞이 장소에서 가파른 산길을 올라 발 아래 펼쳐지는 옥정호와 붕어섬을 본다면 일거양득일 것이다. 또한 양요정에서 바라 볼 때 옆으로 최근에 세워진 운암 망향탑이 있고 정자 앞으로 펼쳐진 호수와 함께 붕어섬을 이어주며 자연스럽게 서있는 입석(立石)이 있으니 이 바위의 이름을 따서 입석리라 이름 부르고 있다.

 

양요정의 역사를 보면, 조선 중종 때부터 선조 때까지 살았던 양요당 최응숙이 지은 정자이다. 이곳에 오르면 요산요수의 절경을 맛볼 수 있다.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3칸 이며, 지붕은 팔작 기와지붕으로, 정자 안에는 바람을 피하고 겨울에도 책을 볼 수 있는 환도실이 있다.

 

최응숙은 1546년 성균관 진사가 된 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선조를 호종하여 호가공신(扈駕功臣)이 되었다. 정자 안에는 환도실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은 양요당이 선조를 가마에 태우고 호종하는 그림으로 볼 수 있다. 즉 일산이 보이며 몇 명의 부하들이 앞뒤로 호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그림으로는 3명의 노인이 바둑을 두는 장면, 산보를 하는 모습, 자연을 감상하는 장면 등이 빙 둘러서 그려져 있다.

 

양요당 최응숙은 임란 후 정세가 어지럽자 임실 입석리로 내려와 살면서 정자를 지었다. 그리고 정자 이름에 그의 호인 양요를 붙였다. 즉 양요(兩樂)는 요산(樂山)과 요수(樂水)를 말하는데 ‘인자요산(仁者樂山)이고, 지자요수(智者樂水)’에서 나온 말이다.

 

어진사람은 산을 좋아하여 산천초목의 변화와 동물이 어떻게 번식하는가를 아는 것이며,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여 물이 어떻게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가를 아는 것이다. 정말로 아주 좋은 정자 이름이다.

 

이 정자는 원래 옥정호가 수몰되기 이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아래 옥녀동천과 학암리에서 내려오는 운암천이 만나는 곳에 있었으나, 1965년 옥정댐 준공으로 인하여 지금의 자리로 옮겨와 보전되고 있다. 정자 옆에는 양요당 이건비와 최응숙의 묘비가 있는데 내용을 보면 상전벽해라는 옛말이 있다. 그 말은 어떤 뜻인가를 지금에야 알았고, 촌락이 매몰되고 산천이 변모하여 그 참상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양요정에서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시를 짓고는 양요정 동유록(同遊錄)이란 편액을 붙였는데, 여기에는 임실군수 박시순, 사인(士人) 이동의, 전주사(前主事) 이현구, 사인 최현익, 사인 최봉조, 전참봉 이현의, 진사 이병의, 사인 최봉기, 사인 최봉길 9명의 명단이 기록되어 있다.

 

박시순은 군수를 지내면서 임실 대리보를 막은 공적비가 남아있으며, 한말 유배생활과 관직시에 기록한 일기가 있어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탈초하여 출판하기도 하였다.

 

양요정 편액은 예서로 썼는데 이 지역에 보기 드문 명필의 글씨이다. 낙관이 찍혀있어 판독을 해보니 청풍 김규행(金奎行)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 선비는 한말인 1891년 41살에 과거에 급제한 인물로 가름해 볼 수 있다. 예서로는 편액을 잘 쓰지 않는데 다부진 필획과 빈틈없는 결구로 잘 짜여져 있다.

 

'물이 산을 안고 빙 돌아나가는 별천지에

 

누정은 맑은 기운 머금고 비 갠 시내에 잠겼네.

깎아지른 바위는 쌓이고 쌓여 천 자에 달하고,

오래된 나무는 창창하니 몇 년이나 자랐을까.

동량(棟樑)은 옛 모습대로 수리하였는데,

지팡이에 나막신 신고 산책하니 나는 신선 같네.

우리 집안 기업(基業)은 정자에 있으니,

정히 대대로 계승하여 후손에 전해야 하리’

 

계해년 후손 봉신(鳳信) 삼가 기록함

 

 

후손이 이곳의 풍경을 읊은 시다.

(임실문화원 자료 제공/김진돈 전라금석문연구회장. 전북문화재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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