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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 임실/임실군 자료

[스크랩] 오궁리미술촌

by 임실사랑 2008. 12. 20.

오궁리엔 생활과 예술이 있네

-임실 ‘오궁리미술촌’


김경희의 '미술촌 사람들'

오궁리미술촌에는 7가구 여덟 작가가 산다. 망치와 못만 가지고 노는 네 살 박이 예도의 엄마 아빠가 부부작가이다. 그래서 여덟명. 이들의 미술촌 생활을 한국화가 김경희씨가 ‘미술촌 사람들’이란 작품으로 만들었다.
열심히 노는 예도와 아빠의 조각품 중에서 따온 엄마아빠를 그려, 예도네 가족을 표현했다. 그 옆에는 홀로 있는 여자. 작가 자신이다. 혼자 살고 있는, 가끔은 외로움도 타는 자신을 표현했다. 열심히 앵글을 들여다보고 있는 사진작가, 아버지가 조각가인 채원이네, 창문너머로 들여다보이는 조각가 전병관씨네 집이 등장한다. 작품의 시작과 끝에 있는 나무는 이 미술촌에 실제로 있는 나무이며, 누구라도 들어가 조용히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소담스런 공간 ‘들국화’의 분위기가 정겹다. 단란한 가정을 느낄 수 있는 집, 산 속에 안겨있는 미술촌을 형상화했다. 산과 집·사람이 어우러지는 오궁리미술촌 사람들의 생활이 따뜻하게 전해지는 작품이다.


오궁리미술촌 작가들. 왼쪽부터 최범홍 이길명 소찬섭 박승만 김경희 서경남씨.

오궁리미술촌은 전북 임실군 신덕면 지장리에 있는 폐교를 활용한 미술촌이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폐교를 활용한 미술촌으로 올해로 9년째. 그동안 다섯 아이가 이곳에서 태어나 자라고 있다. 조각가(전병관·박승만·소찬섭·이길명) 4명, 한국화가(김경희·서경남) 2명, 사진작가(이철수) 1명, 도예가(최범홍) 1명 등 전통적인 작업방식을 고수하는 순수예술가들이다.


오궁리미술촌 전경. 언제든 찾아갈 수 있으며, '들국화'라는 작은 찻집도 있다.

미술촌에 들어서면 시골학교의 정취에 작가들의 조각 작품이 나무들과 함께 놓여있어 영락없는 조각공원이다. 조각가들이 많은 덕에 바깥에서부터 볼거리가 풍성하다. 한쪽에서는 돌 다루는 쇳소리가 윙하니 울린다. 커다란 돌들이 여기저기 놓여있다. 마치 돌 공장 같다. 하얀 돌 먼지를 뒤집어쓰고 열심히 작업하고 있는 조각가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어렵게만 생각되었던 예술가 선생들에게 일순 친근감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열심히 일하는 우리 이웃아저씨를 보는 듯하다.
조금 있으니 초등학생들이 몰려온다. 약20여 명. 수요일마다 주변 마을의 초등생들에게 전공별로 작가들이 돌아가면서 미술수업을 하고 있다. 오늘은 한국화가 서경남씨가 수업하는 날. 20명 정도 되는 아이들과 함께 인물크로키, 운동장 옆에 있는 풀·꽃들을 그려보는 시간이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시골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시작한 미술수업이 2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철수 작

창작예술공간으로서든 지역의 문화를 함께 일궈 가는 역할로서든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오궁리미술촌이 그동안의 어려움 혹은 성과들을 전국에 있는 폐교 미술촌과 함께 나누기 위해  ‘제1회 전국 문닫은 학교 연합 미술제’를 마련했다. 미술제는 11월3일까지 오궁리미술촌내 오궁미술관에서 참여작가들이 1∼2점씩 출품한 작품 전시회와 전시회가 끝나는 날 ‘폐교 활용과 운영방안 모색(가칭)’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세미나로 구성되어있다.

이 미술제는 전국적으로 폐교를 창작공간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그 공간이 갖는 지역사회에 대한 의미와 누구라도 처음 폐교를 활용하는데 맞닥뜨리게 되는 문제점들을 함께 나누고 고민하자는 의미에서 시작한 행사이다. 강원도 ‘노란항아리’, 경상도 ‘가인예술촌’, 전라도 ‘경복미술문화원’, 충청도 ‘서해미술관’이 참여했다.

“교육청에서도 폐교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방침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아 지금까지 거의 학교 임대를 제외하고는 작가들 스스로가 폐교를 가꿔왔다. 개인 주택의 경우는 집주인이 집수리를 해주지만, 폐교는 예산이 따로 책정되지 않는다하여 아무런 보수가 없었다. 더군다나 입주해 살고 있는 사람들이 시설을 추가할 경우에는 기부채납 형식으로 교육청 재산이 되어버리니 작가들의 부담이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로 문제점을 공유하고 얘기해볼 필요성을 느꼈다”고 오궁리미술촌의 총무 이길명씨는 이번 미술제의 취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오궁미술관도 그동안 비만 오면 물동이 가져다 바쳐야 할 정도로 물이 줄줄 샜다. 보수공사가 안되고 있었기 때문에 3년여 전시회를 갖지도 못했다. 지금은 임시 땜질 형태로 실리콘을 발라서 어찌어찌 미술관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보수를 해뒀다. 덕분에 이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길명 작

오궁리 미술촌은 시골학교에 끝없이 작품으로 얘기를 만들어내는 예술가들이 사는 공간이다. 누구라도 들어서서 자연과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열려있다.
임정희 기자

가는 길: 전주-남원간 도로를 가다 관촌을 지나 지하차도앞(관촌역)에서 우회전, 막다른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마을을 빠져 나오면 운암 가는 길과 미술촌 가는 길이 나뉘어 진다. 길을 따라 5분 정도 가면 왼편으로 폐교를 수리한 오궁리미술촌이 보인다.
홈페이지는
www.ogungri.com

출처 : 임실을 사랑하는 사람들
글쓴이 : 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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